1. 새로 오신 서장님. 업무보고를 파워포인트로 시킨다더라, 는 얘기가 있었다. 내가 서장님한테 업무보고할 일은 없으니까 그냥 그런가보다, 할 수도 있었는데 그 소리를 듣고 불현듯 스친 생각이 “아, 그럼 이 사람들이 파워포인트를 우리한테 다 시키겠구만”이었다.
연시이고 하다 보니 업무보고를 하는데 진짜로 파워포인트로 시킨다. 그리고 진짜로 이 놈들은 파워포인트 해달라고 우리한테 자료를 갖고 온다. 보고해야 하는 간부는 자기 아래에 있는 비간부한테 시키고 비간부는 우리한테 들고 온다. 에라이.
2. 감기가 일주일 째 떨어지지를 않는다. 계속 코맹맹이 소리가 나서 무전날릴 때 민망하다. 구급차에서 무전을 날리는데 운전하는 직원이 주머니에 꽂아 둔 휴대용 무전기에서 내 목소리가 들린다. 분명 병원에 도착했다는 무전을 날렸는데 ‘나 감기 걸렸어요’라고 말하는 듯 했다.
3. 서장님이 바뀌었으니 홈페이지에 있는 서장님 인사말도 바꾼단다. 서장님 인사말이니까 서장님이 직접 쓰는 게 맞는데 그것마저 귀찮았는지 직원들한테 공모를 시킨다. 물론 우리한테도. 나랑 후임이 하나씩 써서 냈는데 내가 쓴 게 됐다. 그래서 무슨 상이 있냐면.. 피자 사 먹으라고 3만원 주더라. 우리소방서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인사말은 나의 인사말임. 물론 전혀 진심은 아닌.
4. 구급현장에서 가장 다루기 힘든 환자의 90%는 술과 관계되어 있다. 물론 다루기 힘든 환자의 나머지 10%는 정말 위급한 상황의 환자인데 그런 환자를 다룰 때는 힘들다거나 어렵다는 생각할 겨를도 없다. 그런 환자를 이송하고 나면 그 시간 만큼의 공백이 생긴 느낌이다. 그냥 정신 없이 휙-하고 지나가니까 힘든 줄도 모른다.
그런데 이 술과 관계된 환자들, 그러니까 굳이 분류하자면 그냥 단순 만취자, 술 먹고 깽판 치다가 부상당한 환자, 알코올 중독 환자 정도인데 이 사람들은 전혀 응급환자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루기가 매우 곤란하다. 일단 말이 안 통하고, 웬만 해서는 병원에 안가려고 떼를 쓰며, 심지어 구급대원에게 폭언을 하고 폭행을 하는 경우도 있다. 무엇보다 짜증나는 건 이런 사람들의 대부분이 ‘비응급 환자’라는 거다. 그러니까 119를 부르지 않아도 병원에 충분히 갈 수 있는 사람이거나 병원에 갈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라는 소리. 이런 사람들이 새벽에 신고하면 정말 진이 다 빠진다.
아무튼 원래는 술이 진짜 왠수라는 소리를 하려고 했었다. 위에서 말했듯이 다루기 힘든 환자의 90%가 술과 관련돼 있고 사건, 사고 현장에서 비극을 접할 때마다 술이 관계된 경우가 무지 많다.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을 것만 같은 에피소드가 몇 가지 있지만 개인적인 일이므로 여기서는 생략..
서장님 재미있는분이닼ㅋ
술은 정말 왠수지…
젠장 망할 구제역 터져서 나 주말에도 근무해야된다…
우리 관할지역에서 터진것도 아니고
아직 사무소단위까지 대책 취하란 말도 없었는데
우리 소장 이 오리랖 넓은 돼지덕분에
토요일날 비상근무를 서야되게생겼다…. 에라이
아아 구제역.
경기도 반대편에서 터졌는데 너네까지 영향이 있구나 ㅋㅋ